동네 의원의 접수 창구를 관찰하면 패턴이 보인다.
전화가 온다. "내일 오전에 예약 가능한가요?" 접수 직원이 예약 프로그램을 확인한다. "10시 30분 자리가 있습니다." 이름, 연락처, 증상을 받는다. 전화를 끊는다.
30초 후에 또 전화가 온다.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하루에 50통. 통화 1건에 3분이면, 전화 예약에만 2시간 30분이다.
그 사이에 대기실 환자가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요?"를 묻는다. 접수 직원이 순서를 확인한다. "2분만 기다려주세요." 다시 전화가 온다.
접수 직원의 실제 업무
전화 예약 접수. 내원 환자 접수. 보험 정보 확인. 대기 순서 안내. 수납. 다음 예약 잡기. 보험 청구 코드 입력.
이 전부를 한 명이 하고 있는 의원이 대부분이다. 두 명이면 나은 편이다.
직원 채용이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원장님이 있다. 하지만 직원을 한 명 더 뽑으면 인건비가 월 250만~300만원이다. 그리고 새 직원도 같은 수작업을 한다.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사람을 늘려도 근본이 해결되지 않는다.
병목 1: 전화 예약
전화 예약은 양쪽 다 비효율적이다. 환자는 전화를 걸어서 통화 중이면 다시 걸어야 한다. 의원은 전화를 받느라 앞에 있는 환자 대응이 늦어진다.
점심시간에 전화하는 환자가 많다. 점심시간에는 접수 직원도 쉬고 싶다. 안 받으면 예약이 밀리고, 받으면 쉬는 시간이 사라진다.
병목 2: 노쇼
예약 잡아놓고 안 오는 환자. 노쇼율이 10%면, 하루 30명 예약 기준 3명이 빈다. 슬롯 3개가 날아간다. 연매출로 환산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노쇼를 줄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리마인더를 보내면 된다. 하지만 30명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는 건 또 수작업이다. 안 하게 된다.
병목 3: 대기 시간 불만
환자가 가장 불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를 때"다. 10분을 기다리는 것보다 "몇 분 남았는지 모르는 3분"이 더 길게 느껴진다.
대기 현황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환자는 접수 창구에 가서 물어볼 수밖에 없다. 물어보면 접수 직원의 업무가 또 끊긴다.
자동화 적용
온라인 예약
환자가 직접 빈 시간대를 보고 예약한다. 24시간 가능하다. 전화를 걸 필요가 없다. 접수 직원이 전화를 받을 필요가 없다.
자동 리마인더
예약 하루 전, 2시간 전에 자동으로 알림이 간다. "내일 10시 30분 예약이 있습니다. 변경 또는 취소는 여기를 눌러주세요." 노쇼가 줄어든다. 취소가 미리 되면 다른 환자가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다.
대기 현황 공유
대기실에 현재 대기 인원과 예상 시간이 표시된다. 환자가 묻지 않아도 안다. 접수 직원이 끊기지 않는다.
결과
전화 예약이 70% 줄어든다. 노쇼가 40% 줄어든다. 접수 직원의 업무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환자 만족도가 올라간다.
학원 원장님, 행정에 매몰되고 있지 않은가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패턴이다. 업종은 다르지만 구조는 동일하다. 반복되는 행정 업무에 핵심 인력이 매몰되는 것. 시스템이 대신할 수 있는 일을 사람이 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