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가격이 7% 올랐다. 공급사에서 단가 변경 통지가 왔다.
문제는 지금 진행 중인 견적이 100개라는 점이다. 이 중 원가에 해당 원료가 포함된 견적이 몇 개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엑셀을 열고, 필터를 걸고, 하나씩 원가를 다시 계산하고, 견적서를 재발행하고, 거래처에 다시 보내야 한다.
직원 한 명이 이 작업만 이틀을 쓴다. 그 이틀 동안 신규 견적 요청은 밀린다.
엑셀 견적의 구조적 문제
대부분의 OEM 업체는 견적을 엑셀로 관리한다. 견적서 양식이 있고, 원료별 단가표가 있고, 용량/수량에 따라 단가를 계산한다.
이 구조에서 원료 단가 하나가 바뀌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견적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 자체가 수작업이다. 엑셀 파일이 50개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견적서 v1, v2, v3이 폴더에 쌓인다. 어떤 버전이 최종인지 파일명으로 판단해야 한다. "최종_진짜최종_수정2.xlsx"가 최종인 적도 있다.
연쇄 영향을 자동으로 계산하면
원료-제품-견적이 데이터로 연결되어 있으면, 원료 단가를 한 번 바꾸면 영향받는 견적 목록이 자동으로 나온다. 변경된 원가와 새 견적 금액이 계산된다. 거래처에 보낼 개정 견적서가 자동 생성된다.
직원이 이틀 쓰던 작업이 10분으로 줄어든다. 그리고 정확하다. 수기로 계산할 때 생기는 오류(소수점 반올림, 환율 적용 빠짐, 수량 구간 할인 미적용)가 사라진다.
분기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원료 가격은 분기마다 바뀐다. 환율도 바뀐다. 거래처별 할인율도 재협상된다. 이 세 가지가 겹치면 견적 수정 작업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엑셀로 버틸 수 있는 건 거래처가 20곳 이하일 때다. 50곳을 넘으면 사람이 관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그때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이미 늦다. 견적 이력이 엑셀 수백 개에 흩어져 있어서 마이그레이션부터 난관이다.
지금 거래처가 20곳일 때 시스템을 잡아야 한다. 100곳이 됐을 때도 같은 구조에서 돌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