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직접 스킨케어, 향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운영했다.
영세 제조공장과도 거래해봤고, 한국콜마와도 거래해봤고, 여러 용기 업체들도 직접 컨트롤했다. 브랜드 오너로서 OEM/ODM 업체들과 수십 번 견적을 주고받았다.
그때 느낀 것들이 있다. 그리고 지금 화장품 OEM 업체들의 현장을 보면, 그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브랜드 오너 입장에서 본 OEM의 현실
인디 브랜드에서 카톡으로 문의가 온다. "로즈마리 오일 500ml, 100개 가능한가요?" 카톡으로 답한다. "제형이 어떤 건가요? 용기는요? 포장은요?" 한참 대화를 나눈다.
같은 시간에 다른 브랜드에서도 문의가 온다. 이메일로. 또 다른 곳은 전화로. 담당자가 한 명이면, 셋 중 하나는 답변이 늦어진다.
늦어지면 거래가 이탈한다. 인디 브랜드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빠르게 답 주는 곳으로 간다.
병목 1: 문의 채널 분산
카톡, 이메일, 전화, 인스타 DM. 문의가 들어오는 채널이 4개 이상이다. 각 채널을 각각 확인해야 하고, 누가 어디서 뭘 물어봤는지 추적이 안 된다.
답변 누락은 시간 문제다. 바쁜 날 하나 놓치면, 그 거래는 끝이다. 되돌릴 수 없다.
병목 2: 견적 산출 수작업
견적을 산출하는 것도 수작업이다.
제형별로 원료 단가가 다르고, 용량에 따라 원가가 달라지고, 포장 방식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이걸 매번 엑셀로 계산한다. 제형 + 용량 + 용기 + 포장의 조합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반나절이 금방 간다. 그리고 실수가 나는 건 당연하다. 엑셀에서 셀 하나 잘못 참조하면 견적이 틀어진다. 나중에 "이 가격이 아닌데요"라는 클레임이 온다.
병목 3: 인허가 서류 관리
성분표, MSDS, 인허가 기한. 엑셀에 정리해놓고 수동으로 관리한다. 제품이 10개면 관리할 기한이 30개가 넘는다.
기한을 놓치면 출시가 지연된다. 한 번 놓치면 다음 배치 전체가 밀린다. 그게 매출로 직결된다.
본질: 사람이 시스템인 것
나는 브랜드 오너로서 이 병목을 반대편에서 겪었다. 견적을 요청하면 3일이 지나도 답이 없는 곳이 있었다. 카톡으로 물어보면 "확인 중입니다"만 반복됐다. 결국 빠르게 답 주는 다른 OEM으로 갔다.
OEM 입장에서는 일부러 늦은 게 아니다. 담당자가 다른 문의 처리하느라 바빴던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 업체는 느리다"가 전부다.
이 병목의 본질이 뭔가. 사람이 시스템인 것이다.
문의 접수도 사람, 견적 산출도 사람, 서류 관리도 사람. 사람이 잠을 자면 시스템이 멈춘다. 사람이 실수하면 돈이 날아간다. 사람이 퇴사하면 노하우가 사라진다.
자동화 적용
해결은 어렵지 않다.
문의 통합 + 자동 응대
문의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접수되고, 분류되고, 담당자에게 알림이 간다. 카톡이든 이메일이든 전화든,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된다. AI 챗봇이 기본 상담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필요한 정보(제형, 용량, 수량)를 미리 수집한다.
답변 누락이 제로가 된다.
견적 자동 산출
제형, 용량, 포장 조합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원가가 계산된다. 매번 엑셀을 열 필요가 없다. 조합이 바뀌면 실시간으로 재계산된다. 실수도 사라진다.
산출 시간이 반나절에서 5분으로 줄어든다.
인허가 기한 자동 추적
인허가 기한은 시스템이 자동으로 추적하고, 갱신이 필요하면 미리 알림을 보낸다. 사람이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결과
- 문의 응대 시간: 절반으로 감소
- 견적 산출 시간: 반나절에서 5분
- 인허가 기한 누락: 제로
- 구축 기간: 5일
사장님이 카톡 알림에 묻혀 살지 않아도 된다. 시스템이 대신한다.
나는 브랜드 오너로서 이 문제를 겪었고, 이제는 이 문제를 풀어주는 쪽에 있다. 양쪽 다 경험했기 때문에, 어디가 진짜 병목인지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