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에서 전화가 왔다. "발주한 A 제품 100개 언제 와요?" 엑셀을 열어본다. 재고 120개로 적혀 있다. 그런데 실제 창고에는 30개뿐이다.
어제 다른 거래처에 90개를 납품하면서 엑셀을 안 고쳤다. 지금 30개밖에 없는데, 이 거래처에 100개를 보내야 한다. 공급사에 긴급 발주를 넣는다. 3일 걸린다. 납품일을 못 맞춘다.
"다음부터는 다른 데서 넣겠습니다." 한 번의 결품으로 거래처를 잃었다.
엑셀 재고의 구조적 문제
SKU가 100개일 때는 엑셀이 된다. 500개를 넘으면 안 된다. 입고, 출고, 반품, 불량, 샘플 출고. 재고가 변동하는 이유가 5가지 이상인데, 매번 엑셀을 열어서 수기로 차감하는 건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관리하면 그래도 낫다. 3명이서 같은 엑셀을 쓰면 재앙이다. A가 출고를 적는 동안 B가 다른 시트에서 입고를 적는다. 저장이 충돌한다. 누군가의 데이터가 날아간다.
그리고 "실시간"이 안 된다. 엑셀은 누군가 입력해야 반영된다. 창고에서 물건이 나가는 순간과 엑셀에 적히는 순간 사이에 갭이 있다. 그 갭에서 결품이 난다.
입출고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면
바코드를 찍으면 재고가 자동으로 차감된다. 입고도 마찬가지. 공급사에서 물건이 들어오면 스캔하고, 자동으로 입고 처리된다.
SKU 500개의 현재 재고가 한 화면에 보인다. 안전 재고 이하로 떨어진 SKU에 알림이 간다. "A 제품 잔여 50개, 안전 재고 100개 — 발주 필요." 결품 전에 미리 알 수 있다.
거래처별 출고 이력도 자동으로 쌓인다. "이 거래처에 지난달 A 제품 300개 납품" — 이 데이터가 다음 달 수요 예측에 쓰인다.
결품은 비용이 아니라 신뢰 문제다
결품 1건의 비용은 제품 원가가 아니다. 거래처 신뢰를 잃는 비용이다. 유통업에서 거래처 1곳을 잃으면 월 수백만원의 반복 매출이 사라진다. 새 거래처를 뚫는 데는 3~6개월이 걸린다.
엑셀로 관리하는 한, 결품은 시간문제다. SKU가 늘수록, 거래처가 늘수록, 갭은 커진다. 500개일 때 시스템을 잡아야 한다. 1,000개가 되면 마이그레이션 자체가 프로젝트다.